지난 주 저의 미국 주식 투자에는 여러 부침이 있었습니다. 미국 주식을 시작하면서 모았던 지식 중 하나는 '환율'에 대한 고려였습니다. 하지만, 100번을 들어도 자신이 직적 1번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는 게 사람이지요 ㅠ

이전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0원 변동하는 것에 대해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10원'이 가지는 어감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직접 투자를 해보니 그 의미가 뼈에 와닿더군요..


지난 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미국 금리의 인상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미 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고, 미국 금리에 발맞추어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벌써 수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지요. 제가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이 공교롭게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변수를 앞둔 지난 2월 말부터였고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타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3월 9일 달러당 1160원까지 상승하였지요. 지난 12월 말에는 120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이었고 가만있다가 1200원대로 다시 상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침 마련되었던 투자금을 1160원대의 환율로 환전하여 투자를 하였더랬습니다.


문제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오랜 격언에 맞게도 미국 금리인상이 발표된 15일, 예상보다는 온건한 인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오히려 환율이 급락하였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때만해도 환율이 1130원대로, 제가 환전할 당시보다 '30원' 떨어진 것이 어떤 의미인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원화표시 수익률을 보기 전까지는요. ㅠㅠ  미국 금리인상 발표에 따라 미국 증시는 예상과 반대로 크게 상승하여 달러로 계산한 수익률은 상당히 올랐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익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달러화 기준 50만원의 수익이 원화기준 10만원 손해라는 기막힌 결과로 이어진 것이지요. 달러화 표시 수익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던 제 표정이 갑자기 얼어붙던 순간이었습니다.



말이 30원이지 계산해보면 1160원대에 비교해서 무려 2.58%가 1주 사이에 급락한 셈입니다. 주식으로 1주간 2.58%의 수익률이라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130% 대의 수익에 해당하는 변화입니다. 1주일 사이에 주식 수익률이 2%가 되어도 환율때문에 0.58%의 손해를 보게되는 셈이지요. 3000만원의 종잣돈에서 무려 84만원의 변동입니다.


물론 주식을 실제 팔아 환전한 것은 아니므로 달러로 표시되는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환율이 올랐을 때 팔면 되는 것이지만, 현재 원화표시 추정 수익을 보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예컨대 요즘 핫한 삼성전자 주식을 샀더라면 환율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전혀 없겠는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다보니 환율이라는 또 다른 중요한 변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한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제게는 미국주식을 투자하면서 '환율'의 의미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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